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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08 · BEAUTY
환절기, 한국 여자들의 피부 처방전
2026년 4월 27일
계절이 바뀔 때 한국 여자들은 화장품을 바꾸지 않는다. 루틴을 바꾼다.
한국에서 살아본 사람이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 중 하나가 환절기다. 봄과 가을, 계절이 바뀌는 그 짧은 구간에 한국의 공기는 빠르게 변한다. 습도가 떨어지고, 바람의 결이 달라지고, 피부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낀다.
이때 외국인이 흔히 하는 일이 있다. 환절기용 새 화장품을 사는 것이다. 더 진한 크림, 더 강한 에센스. 그러나 한국 여자들이 환절기에 실제로 하는 일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제품을 바꾸기 전에, 루틴을 바꾼다.
무슨 뜻일까. 같은 화장품을 그대로 쓰더라도, 쓰는 방식 — 순서, 횟수, 양 — 을 계절에 맞춰 조정한다는 뜻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예가 있다.
쌓는 횟수를 늘린다. 3호에서 이야기한 토너 레이어링이 환절기에 한 겹 더 늘어난다. 새 토너가 아니라, 늘 쓰던 토너를 한 번 더.
닦아내기를 줄인다. 건조한 계절에는 강하게 닦아내는 클렌징의 비중을 줄이고, 부드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옮겨 간다.
'밤'에 무게를 싣는다. 피부가 회복하는 시간은 잠든 사이다. 환절기에는 아침 루틴을 가볍게 두고, 저녁 루틴에 시간을 더 들인다.
여기서 옮겨둘 만한 한 문장. 계절이 바뀌면, 한국 여자는 화장대를 새로 채우는 대신 손의 습관을 바꾼다. 환절기 트러블의 상당수는 제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름의 루틴을 가을까지 그대로 끌고 가서 생긴다.
이것이 한국식 피부 관리의 바탕에 흐르는 생각이다 — 피부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절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고, 관리는 그 움직임에 발을 맞추는 일이라는 것. 1호에서 이야기한 '관리'의 철학이 1년의 리듬으로 확장된 모습이라고 보아도 좋다.
여행자에게도 이 감각은 유용하다. 한국을 찾는 계절에 따라, 같은 피부라도 필요한 것이 달라진다. 건조한 환절기에 받는 관리와 습한 여름에 받는 관리는 같은 이름이라도 강도와 후속 케어가 다르다.
KLIZEN은 그 계절의 차이까지 함께 읽는다. 당신이 한국에 오는 그 시기의 공기를 전제로, 어떤 관리를, 어떤 루틴과 함께 둘지를 안내한다. 좋은 피부는 좋은 제품이 아니라, 계절에 맞는 리듬에서 온다.
— Chris Seungjae Choi